우리가 매일 먹는 밥 한 끼, 과연 그 속에 어떤 과학이 숨어 있을까요? “인체영양학”은 단순히 '잘 먹는 법'을 말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이건, 우리 몸이 어떻게 음식과 상호작용하며 생명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최적화하는지를 다루는 정교한 과학입니다.
영양학의 뿌리는 고대에서 시작됐다
인체영양학의 시초는 의외로 고대 문명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바빌로니아 석판에서는 “속이 아플 땐 양파를 멀리하라”는 조언이 남겨져 있고,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이 곧 약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했죠. 다니엘서에서는 실험적인 식단 변화가 등장하고, 갈렌은 음식의 조제와 질병의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지금과는 방식이 달라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먹는 것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알고 있었던 셈이죠.
인체영양학은 결국 '균형'의 학문
우리는 다양한 영양소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단순히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도, 적게 먹는다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인체영양학은 바로 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은 주 에너지원으로 활약하지만, 종류에 따라 혈당 상승 속도가 다릅니다. 과당과 포도당은 대사 경로도 다르고요. WHO는 가공된 당류를 에너지 섭취의 10%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합니다. 여기서 인체영양학은 단순히 “단 거 줄이세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떤 탄수화물이 언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하죠.
섬유질은 '장'의 베스트 프렌드
식이섬유는 장 건강의 핵심입니다. 수용성과 불용성으로 나뉘며 각각 소화 과정에서 다른 역할을 수행하죠. 수용성 섬유는 젤처럼 물을 흡수해 혈당을 천천히 올려주고, 불용성 섬유는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를 막아줍니다. 대장암 예방과도 관련이 있을 거란 연구도 많지만, 확실한 인과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중요한 건, 섬유질은 ‘적당히’가 아닌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는 점이죠.
지방, 다 나쁜 건 아니다
지방이라고 하면 일단 '살찐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인체영양학적으로 봤을 때, 지방은 필수 영양소입니다. 포화지방, 불포화지방, 트랜스지방 각각의 특성과 역할은 다릅니다. 특히 오메가-3, 오메가-6 지방산은 세포막을 구성하고, 면역 기능과 염증 반응에도 관여합니다.
물론 트랜스지방은 예외입니다. 가공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이놈은 진짜 ‘피해야 할 대상’이죠. 실온에서 굳는 성질 때문에 식품업계에선 환영받지만, 우리 몸에선 심혈관계 질환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단백질과 수분, 말 안 해도 알지만 꼭 챙겨야 할 것들
단백질은 근육뿐 아니라 호르몬, 효소, 면역체계까지 거의 모든 생명 활동에 필수입니다. 그리고 수분은 말할 것도 없죠. 성인의 60%가 수분이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루 8잔 물 마셔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체중, 활동량, 기후 등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EFSA 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성은 하루 2.5L, 여성은 2.0L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죠.
인체영양학은 나를 알아가는 여정
결국 인체영양학은 내 몸이 어떤 음식과 잘 맞는지를 알아가는 학문입니다. 유행 다이어트에 휘둘리기보단, 내 몸의 리듬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죠. 영양소 하나하나가 어떤 일을 하고, 왜 필요한지를 알게 되면, 자연스레 음식과 친해지고 건강도 따라옵니다.
우리는 이미 매일 ‘영양학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고구마를 먹을지, 토스트를 먹을지. 점심엔 밥을 반 공기만 먹을지 말지. 이런 모든 선택이 쌓여 우리 몸을 설계해갑니다. 인체영양학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당신의 식탁 위, 컵 속 물 한잔에도 그 원리가 녹아 있죠.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한 끼를 좀 더 진심으로 대면해보세요. 내 몸은 그걸 절대 잊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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